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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1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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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하반기부터 이번 호까지 53명의 이장을 만나 <이장열전>이라는 꼭지로 인터뷰를 하고 기사로 정리해 냈다. 합천에는 373개 마을이 있으니 앞으로 만나야 할 이장만 320명이다. 초반에는 섭외하고 마을을 도는 일이 수월하지 않았으나 이제 꼭지도 안정이 되고 독자 반응도 가장 좋아서, 나름의 보람과 마지막까지 잘 끝내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독자 반응이 좋다고 섭외과정이 수월해지지는 않았다. 인터뷰를 위해 섭외를 하려면 각 이장의 개인연락처가 있어야 한다. 기자는 각 면사무소 총무계의 도움을 가장 많이 받는다. 개인정보보호로 까다롭게 나오는 곳도 있었으나 그동안 도움을 준 총무 담당들에게, 새삼스러우나 다시 한번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성가시게 할 일이라 미리, 잘 부탁한다는 인사도 한다. 보통 섭외를 위해 전화를 하면, 열에 아홉은 한번에 그래, 인터뷰 하자고 하지 않는다. 열에 다섯은 인터뷰, 나 같은 사람이 할 일이 아니다. 나는 별로 할 얘기도 없고, 다른 사람이랑 해라고 내뺀다. 열에 둘 정도는 다음에 하자거나 “(왜 나한테 그 따위 얘기를 하냐고!)싫다.”고 반응한다. 이럴 때, 그래, 사람 마음이 다 같지 않지, 이장도 사람인데, 싫은 일은 하지 않을 자유가 있지...하면서 마음을 다잡지만, 또 다른 생각에서는, 명색이 마을을 대표하는 이장인데, 개인사를 다루는 섭외도 아니고, 최소한, 마을 이장으로 협조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을까...하는 의문과 섭섭함이 나한테만 이러지 않고 다른 일에도 저러나? 그러면 안될 텐데라는 오지랖 섞인 걱정까지 하게 된다. 인터뷰한다고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가끔 마을의 민감한 얘기를 할 때나 지역사회의 곤란한 얘기가 나올 때 적극 나서서 얘기를 먼저 풀어내는 인터뷰이가 있고, 어지간하면 얘기해줄 수 있을 듯 한데도 내가 나서서 싫은 소리는 하기 싫다, 소득 없는 일에 왜 나서냐, 가만히 있으면 본전이다는 생각에서인지, 입을 다무는 이가 있다. 이럴 때, 이장이 무엇인가, 이장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합천군청 홈피 여러 게시판 가운데 <군수에게 바란다>를 가끔 들여다본다. 마을 단위에서 이장의 행태에 대한 논란이 있는 사례를 보게 되면, 또 생각한다. 주민 가장 가까이, 합천군에서 가장 많은 수의 준공무원(이장들은 군청에서 일정액의 보수를 받으니까)이 이장이다. 마을이장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활동을 하는가에 따라 그 마을의 현재, 앞날이 든든하거나 걱정된다. 그동안 만난 53명의 이장 덕에 이런 생각도 하고 부족하나마, 지역을 알아가는 든든한 힘이 됐다. 앞으로 만날 320명의 이장님들도, 기대된다. 충성!

 

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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