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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15-08-25

율곡면사무소 홈피에 있는 내천마을 소개를 보면, 이 마을은 조선시대 초계군 갑산면(甲山面) 지역으로 마을 앞 황강 연변의 은빛 십리 백사장이 넓게 펼쳐져 평사락안천(平沙落雁川)이라 기러기, 황새, 백로, 왜가리, 청등오리 등 철새 도래지로 유명해 마을 지명이 안천’(雁川)으로 기록되고 불렸다고 한다. 한일합방 뒤 1914년 왜정(倭政)의 행정구역 개편으로 기러기 안자(雁川)을 안 내자(內川)로 잘못 의역표기하고 개칭되어 현 합천군 율곡면에 편입되었다. 내천리는 옛부터 산궁수회처(山窮水廻處)라 일컫는데 덕유산(德裕山)에서 발원한 강이 합천읍을 거치면서 유유히 동쪽으로 흐르다가 내천리에 이르러 지산(池山, 天地川)과 용덕산(龍德山)을 휘감아 돌아 북쪽으로 용트림하면서 굽이쳐 동남으로 흘러 낙동강에 합류된다. 820() 오전, 내천마을회관에서 최해안 이장을 만났다. 아래는 그와 나눈 얘기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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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제방공사,

임기에 꼭 끝내고 싶다

 

 

 

 

 최해안, “전두환 전 대통령 생가 있는 마을이기도 

  해서 마을화단 관리를 신경 쓰게 되는데, 주민

  협조가 아쉽다” ©임임분

 

 

자기소개를 해달라

1959년 내천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시설농으로 농사 짓다가 결혼도 하고, 가족과 함께 1989년에 외지에 나가 장비업계 일을 했다. 그러다 1998년 외환위기 때 다니던 회사가 거래처 망하면서 같이 망해서 고향으로 가족과 함께 돌아왔다. 고향에 돌아와 다시 농사를 지으려고 보니, 아주 힘들었다. 담배농사를 좀 지었는데 동네에 감자농사 짓는 이들 탓에 그만 두고 그 뒤로는 쌀·마늘·양파 농사 짓는다. 소도 거름용으로 열댓마리 키운다. 아들 둘은 외지에 나가 살고 현재 내천에는 어머니, 아내와 셋이 산다.

 

이장 경력은 얼마나 되는가?

올해로 6년차다. 올해 마지막 임기인데, 올해까지만 하고 그만 두려고 한다. 마을 일 하다 보니 정작 내 집 일은 제대로 못해서. 우리 마을에는 이장 후보도 스무명 가량 된다

 

내천마을 주민 현황은?

81가구에 190여명이 산다. 젖먹이부터 고등학생까지 청소년 인구도 15명 가량 된다. 최고령자는 90대 초반 어르신도 계신다.

 

주민들은 어떤 일로 생계를 이어가는가?

농사를 짓는데, 농지가 많은 편은 아니라 한창 일할 나이의 주민들 고충이 크다.

 

내천마을도 곧 지적조사를 하게 되는 곳이다.

우리 마을은 다른 마을과 달리, 전두환 전 대통령 임기 때, 생가 조성 등 지역개발을 하면서, 마을 길을 낼 때 사유지를 보상 없이 희사하는 방식으로 내놓았다. 그 땅이 이미 군의 땅으로 등기가 된 터라 지적조사를 다시 해도 보상받을 수는 없지만 구획정리는 하자는 뜻에서 하게 됐다. 토박이주민은 나이 들어가고, 새로 들어와 땅을 사는 이들 사이에 소유자 분쟁이 커진다. 마을 주민끼리 척을 지는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군에 적극 요청했고 최근 주민설명회를 했고, 지금은 조사 관련 동의 서명을 받고 있다

 

그 외 내천마을 현안은?

8년 전, 장수마을 기금으로 마을 입구 화단을 꾸며 관리해오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 주민들 연령대가 높아지니 화단 관리할 손 하나가 아쉽게 됐다. 1년에 서너 번은 해줘야 하는 화단이다. 개인에게 보수를 줘서라도 관리해야 하는 처지라, 마을 입장에서는 처치곤란이다. 공공근로로 할 수도 없고.

마을 화장실 정화조 공사, 1980년대 택지조사 때 만든 수로 청소, 용수로 정비를 했고, 뒤늦게 들어온 민원으로, 시설농을 위한 수로 두어 개는 더 만들어야 한다.

대부분의 주민은 농사를 짓는다. 쌀농사가 기본이고, 마을기업으로 2년째 고추농사(말린고추, 가루고추 가능)를 짓고 참기름도 공동으로 짜서 판매하고 있다. 전문포장 등 브랜드까지 해서 팔아보려고 했는데 잘 안되어서 지금은 알음알음으로 팔고 있다. 고추농사를 첫 해는 친환경으로 하니 힘들어서, 올해는 관행농으로 하고 있다. 고추농사나 참기름농사나 적자는 안보고 있다. 수익금 일부는 주민들 화합을 위한 행사에 쓰니 좋다.

강쪽 제방공사가 가운데 부분만 하지 못하고 있어, 면정보고 때마다 해달라고 하는데, 예산이 안되어 못하고 있다. 4대강공사 전까지는 자주 홍수피해를 입었던 터라, 예산이 많이 드는 일이지만 제방공사는 임기에 꼭 끝내고 싶다.

 

내천마을은 전두환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마을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내천마을에서는 남다를 터다.

요즘도 하루 평균 관광버스 두 대씩, 생가를 둘러보러 외지에서 사람들이 온다. 쿠데타든 뭐든, 정권을 잡았고, 그 분이 세월을 잘못 태어나셨는지는 몰라도, 우리는 지금도 그 분이 우리 마을에서 난 일을 최고 영광으로 생각한다. 한 가문에서 한 나라의 대통령이 나오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군 입장에서 봐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우리 마을은 그 분 도움을 참 많이 받았다. 예전에 우리 마을에는 제대로 된 길도 없었으니까. 지금도 우리 마을, 마을 둘레에서 그 분 욕하는 사람, 없을 테다. 모르긴 몰라도, 지금 선거에 나와도 다 그 분 찍어줄 분위기다.

삼청교육대에 끌려가서 고생한 사람들 보면 가혹했다고 할 수 있으나, 그 덕에 사회악은 확실히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사회에 불만이 있으면 스스럼없이 드러낼 수 있게 됐지만 그 당시는 그러지 못했다. 지금도 이 나라는 여전히 휴전국가고, 그 당시는 더 어수선해서, 그렇게 통제하지 않으면 안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장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나 어려운 일이 있다면?

주민 수가 적지 않은데, 단합이 잘 안되는 일은 어렵고 아쉽다. 젊은 사람들은 자기 일 한다고 안나오고, 그나마 나오는 분들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는 어르신들이고. 오죽하면, 마을이장을 1년에 한번씩, 돌아가면서 해봐야 한다는 얘기도 한다. 이장 1년 하면 마을에서 척 지는 사람이 하나씩 생긴다는 말도 있으니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일은 못한다. 마을기업으로 하는 고추농사도, 시작을 왜 했나 싶게 어렵다

 

임기에 꼭 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제방공사는 마무리하고 싶다. 내 임기 때 못하더라도 꼭 했으면 좋겠다.

 

여가에는 무엇을 하는가?

따로 없고, 선진지 견학 같은 행사를 좋아한다. 지역 친목모임인 <백야회> 활동 등 마음 맞는 사람들과 어울려 여행하고 노는 일을 좋아한다. 세상 돌아가는 일은 티비 뉴스로 본다. 즐겨보는 뉴스 채널은 YTN이다. 요즘 유심히 보는 뉴스는 롯데재벌사태다. 아들이 일하는 회사라, 빨리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

 

한가위 지나면 내년 국회의원 선거 분위기가 된다.

지역정치에 큰 관심은 없지만 선거 때마다 지지하는 후보가 있으면 사람들과 얘기는 한다.

 

지역언론에 대한 평소 생각이나 당부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나이 드니 시력도 떨어져 종이신문을 보기도 어렵고, <농민신문> 말고는 종이신문을 챙겨보지 않는 편이다. 신문에 실리는 농산물시세는 눈이 간다.

 

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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