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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15-08-18

합천의 자주적 결사체 가운데 가장 큰 단위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합천군지부 지부장이 바뀌었다. 새 지부장과 함께 지부 집행부의 연령대도 예전 집행부에 비해 낮아지면서 지역사회에 지부 활동이 어떤 변화를 줄지 관심이 크다. 7월 22일 보궐선거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합천군지부 지부장이 된 주우영씨를 8월 13일(목) 오전, 지부 사무실에서 만났다. 아래는 그와 나눈 얘기다. - 편집자 

 

조합원의 적극적인 노동조합 활동 참여가 조합을 살리고 지역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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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우영
, “군민과 함께 하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 ©임임분

자기소개를 해달라

1974년생으로, 용주면 출신이다. 합천에서 중학교까지 다녔고, 이후 외지에서 공부했다. 2001년 통영 욕지도우체국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고, 2005년에 합천군으로 전입해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현재 소속은 주민복지과다. 722일 보궐선거로 당선되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합천군지부 지부장 직을 맡고 있다.

  

전 지부장 사퇴로 새 지부장이 되었다. 직을 맡는 소감이라면?

사퇴로 지부장 직을 그만둔 방진봉 전 지부장님의 노고에 고맙다는 인사를 거듭 드린다. 방 전 지부장님은 3선에 출마할 예정이 아니었지만, 본인의 재선 임기에 시작한 공무원연금투쟁을 직접 마무리하려는 뜻으로 3선에 출마했고, 이 투쟁이 마무리되는 때에 지부장 직에서 사퇴하게 되셨다. 나는 보궐선거로 당선되어, 전임자의 잔여임기에 따라 201612월까지 지부장 직을 맡게 된다. 지부장 직은, 두렵고 조심스럽다. 전임 지부장들에 비해 어린 나이고 경력도 짧아 노동조합 활동 관련, 배워할 일이 더 많다. 지부 일도 쌓여있어, 마음이 바쁘다.

 

노동조합 활동을 하게 된 개인의 계기는 무엇인가?

우체국에서 처음 공무원을 시작할 당시는 일반직 공무원은 노동조합 가입 대상이 아니었다. 기능직 공무원만 노조가 있었고, 그 때의 설움을 경험한 적이 있기에 합천군 전입 이후 노동조합 가입 제안이 반가웠다. 이런 마음은 경험해본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가 클 것이라 생각한다.

 

공무원 생활, 이 직업에 대한 스스로의 만족도는 어떠한가?

만족도는 보통이다. 모든 직업이 그렇듯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 우선 장점은 신분보장이라는 말로 설명되듯이 직업 안정성이다. 단점은 공무원이라는 신분 때문에 따르는 각종 제약이 있다. 정치적 중립, 정치활동 금지, 겸직 금지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직업에 대한 만족감은 스스로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합천군의 올 7월 승진인사를 두고 내부갈등이 밖으로도 터져 나왔다. 지부에서는 이 사안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이번 정기인사만 특별히 갈등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여느 해와 달리 큰 규모도 한 승진인사라 각자 기대가 그만큼 컸고, 더군다나 승진에 탈락한 이들은 실망도 컸으리라 본다. 그동안 승진인사 관련, 불만이 있어도 드러낼 수 있는 공식과정이 없어 조합원들이 인사 관련 개선요청이나 불만이 있어도 공개된 자리에서 얘기할 수 없었다. 이번 인사에서 노동조합은, ‘인사 관련 불만사항을 공개된 방법으로 받고, 공론화시켜 앞선 인사보다 불만이 더 크고 갈등이 많은 듯 보였다는 점도 있다. 민선 5·6기 전체 인사를 보면, 대체로, 인사기준에 일관성이 부족했던 점도 사실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지난 7월 정기 인사 파동이 잠잠해지기는 했으나,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집행부도 어느 정도 인사 관련 방향을 잡아가는 듯 하고, 노동조합도 집행부에 몇 가지 요구한 내용이 있다.

공무원을 포함한 합천군 직원들의 업무방식, 업무태도에 대한 불만과 개선을 지적하는 얘기가 때때로 나온다. 충분한 내부조정과 적절한 외부개입이 안되고 있다. 대안이 있을까?

특정 개인이나 부서의 문제라기보다 오랜 기간 축적되어 전체에 퍼진 조직문화라고 생각한다. 외부에서 보기에 불만족스러운 부분도 있고 개선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 모두 완벽할 수 있겠는가? 장기과제로 접근해 조금씩 바꿔 가야한다고 본다. 합천군 공무원으로, 노동조합 간부로 합천군 공무원의 업무방식에 대한 생각을 얘기한다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지나치게 많이 하고 있는 구조가 문제다. 업무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점점 늘어나는 행정수요, 높아지는 군민의 기대수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공무원의 능력도 높이는 방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공무원에게 자기계발의 여유를 줘야 하는데, 지금은 아주 부족하다. 이 상황에서 일을 하고 있으니 업무가 스트레스이고 가끔은 업무태도에 만족스럽지 못한 일도 있으리라 본다.

군 보직변경이 잦아 업무파악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에 근무 기간이 짧아지면, 업무 파악에 깊이가 떨어지긴 한다. 새 보직을 맡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새로 파악해야 하므로 바로 실무를 하기엔 어려우니까.

 

작년 지부 대의원대회 취재 때 들은 안건 가운데, ‘시간외근무 제대로 쓰자관련 협의가 있었다. 공무원 보수 실수령금에 대한 만족도와 연결되는 사안인데, 지부 입장은 현재 어떠한가?

모순이 있는 체계인 점은 인정한다. 실수령액이 달라지는 일이라 꽤 민감한 사안이다. 가장 좋은 길은, 조직문화가 성숙해서 스스로 정비하는 일인데, 당장은 어렵다고 본다. 설문조사에서 이와 관련해 받은 의견을 바탕으로 집행부와 협의해 나가겠다.

새 집행부의 사업 계획은 무엇인가?

온고지신(溫故知新 뜻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알다), 구본신참(舊本新參 옛 법을 근본으로 하고 새로운 제도를 참작한다)이 원칙이다. 앞서 해오던 좋은 사업은 꾸준히 이어나갈 예정이다. 안으로는, 신규 조합원과 대의원 수련회, 노사문화정착 해외연수 등이 있고 밖으로는 지역의 그린나래봉사단, 청소년봉사단체 <히트>와 함께 하는 집수리봉사활동이 있다.

최근 직원 대상 설문조사를 했다. 결과는 모았고 분석을 위해 통계작업을 하고 있는데, 근무여건과 직원복지에 대한 사업은 결과가 나오는 대로 먼저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설문에서 나온 얘기 가운데, 지역의 각종 행사에 공무원 차출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지부는 집행부와 행사 차출 협의를 해서 지난해 비해 올해 많이 줄여냈고, 앞으로 더 줄여나갈 계획이다. 업무량은 느는데 각종 행사 차출이 이어져 직원의 업무 부담이 늘면 결국 군민이 받을 행정서비스 질이 떨어지고, 그 피해는 군민이 보게 된다는 점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따로 새로 생각하고 있는 사업이 있지만 이 자리에서 공개할 상태는 아니다. 앞으로 확정되어 알려야 하는 사업이 있으면 자리를 만들어 발표하겠다.

 

지역 행사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은 자주 듣는다. 이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단위가 움직여야 할까?

기득권의 문제다. 이권을 놓을 수 없는 사안이니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자치단체장의 결단이 가장 큰 힘이 되겠지만, 여러 가지 정치적 문제가 얽혀 있어 쉽지 않으리라 본다.

공무원연금투쟁 평가는 어떻게 나왔고 과제는 무엇일까?

모두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결과에 100% 만족할 수 없겠지만, 당초 정부 개정안보다 공무원에게 유리하게 협의되어, 크게 나쁘지 않다고 본다. 앞으로의 과제는, 연금개시 연령 5년 연장에 따른 소득공백 없애기와 임금피크제 도입 저지 등이 있다. 지부가 할 일은 많고 갈 길은 멀다고 생각한다.

 

공무원연금투쟁 과정이 국민의 호응을 잘 받았다고 보긴 어렵다

국민의 호응을 받지 못한 점은 인정한다. 그에 대한 가장 큰 원인은 정부와 언론에 있다고 본다. 정부는 연금 삭감을 관철하기 위해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여 공무원과 국민들 사이를 이간질했고, 대부분의 메이저 언론들은 이를 검증 없이 그대로 보도했다. 정부의 편 가르기 전략에 언론이 맞장구를 친 셈이다. 정부가 연금을 공적투자와 경기부양의 명목으로 탕진하고, 정부가 부담해야 할 돈을 30조 넘게 연금기금에서 가져다 쓰고 갚지 않은 사실은 보도되지 않았다.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과 비교해 평균 납입금액은 3, 평균 납입기간은 2배 정도 되는데, 이 사실은 숨기고 1.6배 더 받는다는 사실만 강조했다. 3배 많이 내고, 2배 오래 냈으면 단순 계산상으로도 6배 받는 구조가 정상 아닌가? 하지만 우리는 그만큼은 바라지도 않았다. 노후의 생존권만이라도 지키게 해달라는 요구가 투쟁의 시작이었다. 국민들도 그 점은 알아주시기 바란다.

우리도 사람이라 일단은 먹고 살아야 하고, 이는 욕먹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우리는 국민에게 봉사할 의무를 지닌 공무원이고 우리 밥그릇만 챙기는 집단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면 좋겠다.

- 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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