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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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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지역아동센터 탐방 기획에 초계지역아동센터는 빠졌다. 취재는 했는데 센터 사정에 따라 그 기획에서는 빠져 아쉬움이 남았는데, 올해 센터장이 바뀌면서 센터장 인물인터뷰로 다시 취재하게 됐다. 629() 오후, 초계지역아동센터에서 이숙경 센터장을 만났다. 아래는 그와 나눈 얘기다.-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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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경
, “센터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 좋아졌다. 앞으로 더 좋아지기 바란다.” ©임임분

자기소개를 해달라.

1975년 함양에서 나고 자랐다. 하동 출신 남편과 하동에 살다가 남편이 합천군청 공무원이 되면서 합천살이를 시작했다. 합천살이 12년차, 합천읍에서 자녀 둘과 네 식구가 산다. 대학 전공이 사범대 중등사회과로 정교사 자격증 있고 학습지 교사 일 등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에 익숙하고 좋아했다. 사회복지 분야에 관심이 생겨서 자격증을 땄고 지인의 권유로 20112월 초계지역아동센터 일을 하게 되면서, 지역아동센터 일과 첫 인연을 맺었다. 그동안 센터 생활복지사로 일하다가 지난해 12월부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초계지역아동센터에 대해 소개해달라.

2009624일 문을 열었고 현재 19명의 아이들이 소속되어 있다. 지난해 초반까지 중·고생 규모가 있었는데 고등학생들이 졸업하면서 지금은 초등학생 중심이다. 대기자가 서넛이 있는데, 우리 센터 아이들은 한번 들어오면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나가지 않는 분위기라 대기 아동에게는 미안하고 아쉽다. 20112, 센터 생활복지교사로 센터 일을 시작했고 지난해 12월 시설장을 맡았고 올 4월에 센터장까지 맡아 일하고 있다.

지난해 1, 합천의 지역아동센터 탐방 취재로 처음 센터를 찾았을 때, 센터 운영의 어려움에 대해 했던 얘기로, ‘아이들과 함께 하려고 나선 일인데, 정작 아이들과 어울릴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운영에 매달리게 된다. 속상하다라고 했다.

당시와 비교하면, 지역에서 센터에 도움을 주려고 하고, 센터에서 일하는 교사들의 자질도 좋아졌다. 센터 종사자들도 제대로 된 처우를 받으려면, 그만한 자질을 갖추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예전의 센터 운영은, 내가 가진 무엇을 센터를 통해 좀 나눠준다는 생각, 또는 선량한 마음으로 센터를 시작한 이들이 많아 전문성이 떨어지는 운영을 하는 일도 있어, 센터 전체 운영에 해가 되는 일도 있다. 올해까지는 권고 수준이지만 내년부터는 센터 종사자 처우도 강제조항으로 개선이 되는 부분이 있다. 처우개선과 함께 종사자의 자질도 함께 좋아져야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으니까. 안타깝게도, 합천은 외진 곳이라 센터 종사자를 구하는 일도 어렵다. 센터 종사자의 업무는 개별로 나눠질 수 없고 한 사람이 여러 일을 할 수 있어야 하는 조건인데, 실무 일에 능하면 아이들과 어울리는 일이 부족하고, 엄마처럼 아이들에게 맞는 품성이 있으면 실무에 약하고, 젊은층을 뽑자고 하면 센터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열악한 처우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다.

생활복지사에서 센터장을 맡고 있다.

처음 센터에 들어왔을 때 우리 센터 상황은, 지역에서 문제아들이 모인 곳이라는 의심과 오해를 받고 있었다. 센터 상황이 열악하기도 해서, 나름 열심히 센터 정상화를 해왔다. 좁은 공간을 보수하면서 정돈하고 지역에서 센터 아이들이 고립되지 않게 활동(장학금 유치, 난타공연 등)을 해왔다. 그렇게 생활복지사로 사는 일에 지쳐서, 센터를 그만두려고 했는데, 아이들과 연을 끊는 일이 너무 어려워, 공선미 전 센터장과 의논해 내가 센터 운영을 책임지는 방식으로 정리했다.

센터 소속 종사자의 입장, 센터 운영을 책임지는 입장은 다르다.

센터 운영을 하려면 2년 동안 센터장이 운영을 책임져야 한다. 그 기간이 지나야 보조금을 받는 체계다. 2년 동안 시설과 인력에 드는 비용을 개인이 자비로 부담해야 지역아동센터 활동에 진입할 수 있는 구조는, 어떤 점에서 좀 기형적이다. 우리 센터처럼 아이들이나 시설은 그대로고, 센터장만 바뀌는 상황에 누군가 센터장을 할 수 없으면, 센터는 해체되고 아이들은 갈 곳을 잃게 된다. 아이들이 없어 문을 닫는 상황이 아니면 이는 해당 아이들에게 큰 어려움이 된다. 더구나 우리 센터 공간은 민간시설이라 센터장이 임대료를 부담해야 한다. 아이들 규모에 비해 공간이 부족해서 적당한 공간을 지역에서 찾고 있지만, 아직은 없다. 안타깝다. 좋은 마음으로 아동복지 일을 하려는 이들에게, 관련 법은 유연해지고 지역사회의 도움은 확대되기 바란다. 우리 시설은 올 429일자로 대표(센터장) 변경을 해서 6개월 뒤 센터 운영에 대한 특례적용평가를 받는다.

올 상반기 사업 가운데 특색이 있다면?

사랑의열매지원사업공모에 뽑혀 받은 돈으로 화장실 개보수, 에어컨, 식기세척기, 식기소독기를 들였다. 공간만 있으면 내부시설을 만드는 문제는 여러 공모로 해결할 수 있는데 센터 공간이 좁아 고민이다.

현재 센터에 가장 필요한 도움, 일이 있다면?

우리 센터 초등 6학년 학생이 과학 분야 전국대회에 대표로 나가게 됐다. 오래 가정과 학교에서 방치되어 위축되고 소외됐던 아이들이 센터 생활을 하면서 싫다”, “좋다”, “사랑한다는 등 자기감정표현을 잘 하고 밝아지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이런 아이를 더 발굴할 수 있도록 센터 여건이 좋아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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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아이들이 난타공연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모습. ©초계지역아동센터

초계는 아동센터로 쓸 수 있는 공공시설, 또는 준공공시설 후보군도 있을 듯 한데?

열심히 알아보고 있는데, 현재는 구하지 못하고 있어서 월세 20만원을 자부담으로 내고 있다. 예전에 비해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인식도 좋고,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해 바람직한 성장을 보여주기도 하니 도움을 주려고 하는 지역사회 분위기가 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문제, 가장 큰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역에 청소년의 공간이 부족하다. 나름의 대안이 있다면?

센터 종사자들도 주말에는 쉬어야 하는데, 아이들에게 공간을 뺏는 일이 되니 주말에 쉴 수 없다. 특히 농번기에 들어서면, 부모들이 토요일 시설 운영을 간절히 바란다. 초계면은 이모작으로 마늘·양파농사를 많이 지으니 부모가 새벽에 집에서 나가 밤늦게 집에 들어오니, 아이들을 우리가 맡지 않으면 아이들은 자연히 방치된다. 토요일은 우리한테 보내고 일요일은 교회에 보내는 농촌지역 부모들의 고충이 크다. 우리 아이들이 이러니 다른 아이들은 오죽하겠는가? 우리 공간에 여유가 있으면 소속 아동이 아니어도 지역 청소년과 함께 하는 운영도 가능한데, 지금은 우리 아이들이 쓰기에도 공간은 좁고, 안타깝다. 초계 중·고생도 방과후 놀이터가 따로 없으니 초등학교 운동장 한 켠에 모여 있으면 지나가던 어른들이 곱지 않은 눈길로 보기도 하고...예전에 우리 센터에 중고생이 좀 있을 때는, 또래 친구들이 좁은 우리 센터에 삼삼오오 모여 놀기도 하고 그랬는데, 요즘은 우리 센터에 중고생이 팍 줄어 그러지도 않고.

10년 뒤 센터는 어떤 모습일까?

아이들이 있으면 여전히 이 일을 하고 있을 듯 하다. 10년 뒤에는 이 공간보다 넓고 좋은 공간에서,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고 있으면 좋겠다.

여가에는 무엇을 하는가?

배드민턴을 했는데, 요즘은 못한다. 내 아이들도 한창 엄마 품이 필요한 때라, 저녁시간은 아이들 곁에 있는다. 주말에 제대로 못쉬니 피로가 쌓이기만 한다. 현재는 어쩔 수 없다.

덧붙이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해달라.

선생님들에게는 늘 고맙다. 엄마처럼 아이들에게 따뜻하게 해주신다. 센터는 두 번째 가정이다. 엄마처럼 아이들과 어울려 놀고 싸우고 풀고 그런다. 맛이 있든 없든 해주는 밥 맛있게 먹어주고, 길에서 우리 만나면 반갑게 달려와서 안기는 아이들도 고맙고, 그렇게 센터를 거쳐 간 아이들이 자라서 음료수 사들고 동생들 보러 오는 아이들도 고맙고, 남편도 처음엔 하지 말라고 하다가 막상 하게 되니 이것저것 도와주고 센터 후원자도 모아주려고 하는 점, 참 고맙고, 센터 일 하느라 내 아이들에게는 소홀할 때도 많았는데 잘 자라주고 있는 내 아이들도 참 고맙다. 지역아동센터 활동에 관심 있는 분의 후원(농협 351-0845-5018-23 예금주:초계지역아동센터)과 다양한 지원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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