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6-12-06
2000년 8월 15일 첫 축제를 시작해 11월 12일(토), 17회 합천밤마리오광대축제를 한 <합천밤마리오광대보존회>(회장 성영기. 아래부터는 ‘보존회’). 11월 22일(화) 오전, 보존회 사무실을 찾아 전통문화 계승과 지역문화 발전을 고민하는 보존회 관계자들 얘기를 들었다. 아래는 그들과 나눈 얘기다. -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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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영기 보존회 회장, “지자체의 예산 지원이 문화예술 보존의 바탕” |
자기소개를 해달라.
고향은 덕곡면 포두마을인데 18년 전 덕곡면 율원마을으로 거주지를 옮겼고 본래 직업은 농사(쌀, 소 사육)꾼이다.
보존회 대표직은 어떻게 맡게 됐는가?
회장 직은 올해로 4년째 하고 있고 그 전에 보존회 감사 등을 맡고 있었다. 아내가 보존회 초창기부터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었고, 나는 지역 사회단체 활동을 하면서 보존회 활동을 도와주고 있다가, 전직 회장이 몸이 아파 대표 직을 못하게 되면서, 예기치 않게, 내가 맡게 됐다.
성영기 대표 체계에서 보존회가 변화를 겪고 있는가?
예전에 비해 해마다 11월에 하는 오광대축제의 규모는 커졌다. 예전에는 군비 지원으로 하던 행사라 규모가 적었고 공연의 수준과 질도 지금보다는 약했다. 최근 홍준표 도지사 취임 뒤 경남도청의 지원도 있고 홍준표 도지사도 직접 참여하면서 축제가 예전에 비해 지역사회에서 위상이 올라가 지역 사회단체의 참여도 많아진 셈이다. 특히 올해 축제는, 새로 영입한 오광대 전문가 형남수 선생, 노정욱 국장의 힘으로 단원들이 연습과 공연을 열심히 해서 실력도 좋아져 공연의 수준도 올라갔다고 자평한다.
17회 축제에 대한 자평을 한다면?
보존회 결성 이후 처음으로, 오광대에 대한 단원들의 공부가 체계적으로 이뤄진 뒤 한 공연이라,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물은 아니라 해도, 예전에 주먹구구식으로, 우리끼리 연습하고 짜서 겨우 1회 정도 하던 공연에 비하면, 나름 의미 있는 성과를 낸 축제였다고 생각한다. 외부에서의 평도 좋았고. 예전에는 외부 초청공연에 많이 기댄 축제였는데, 올해 축제부터는 우리가 주축이 되어 판을 짜려고 노력했다.
개선해야 할 점은?
회원의 전문성을 갖추는 일이 단기간에 되는 일이 아니라, 앞으로도 꾸준히 연습하고 공연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보존회에 대한 지역의 관심이 늘고 보존회의 목적에 대해 더 알려져야 한다.
나부터도 보존회 대표 직을 맡기 전까지는 크게 보존회의 목적, 의미에 대한 책임감이나 소명의식이 없었는데, 대표직을 맡고 보니 달라지더라. 대학 교수의 활인대 관련 연구자료도 공부하게 되고. 오광대 관련 지역에 남아있는 현물증거가 부족해 여전히 고증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활인대의 좋은 가치, 지역문화재로 계승해야 할 가치라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좋은 지역자산을 잘 발굴하고 알려야 한다. 특히 덕곡은 활인대와 오광대를 연결해서 합천이 오광대놀이의 발상지라는 점은 중론으로 누구나 인정하니까, 덕곡이 자긍심을 가지고, 합천의 무형문화자산으로 키워나가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지자체의 지원은 어떠한가?
현재 합천군청과 합천군의회가 덕곡밤마리오광대 보존을 위해 하고 있는 일은 없다. 경남도청 소속 25개 정도의 무형문화재가 있다고 하는데, 합천에는 아직 하나의 무형문화재도 없다.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꼭 있어야 무형문화재 등재가 가능하다.
초계 대평군물도 무형문화재 등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알고 있다. 지자체와 의회에서 지역문화에 대한 관심이 매우 부족하다. 주체의 활동도 중요하지만 지자체와 의회에서 예산 지원을 해서 현장의 단원들이 연습과 공연하는 일 뿐 아니라, 연구자들이 연구결과물로 밑바탕을 해줘야 한다. 지금이라도 군청과 군의회가 관심을 보이면 좋겠다. 행사 있을 때는 와서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해준다고 하지만, 솔직히 돌아서면 그만이다. 도청에서 도지사가 도와준다고 해도, 가장 먼저, 지역에서 착착 단계를 거쳐 증빙자료를 만들어가야 한다.
덕곡면민 뿐 아니라 합천군민의 관심도 부족하다.
예전에 면사무소에서 축제를 주관할 때는 면민의 관심도 기본은 됐는데, 지금은 민간으로 와서 우리가 주관하니 예전에 비해 예산도 줄고 지역민의 관심도 줄고, 보존회 운영도 힘들다. 최근엔 지자체의 단체 운영비가 줄어 지원금으로는 행사만 겨우 하고 운영비는 자체 재정사업을 해서 충당하는데, 최소한의 전문인력과 함께 보존회를 이끌어가는 일이 어렵다. 발전기금, 후원조직이 늘어야 한다. 지역문화발전에 관심 있는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 부탁한다.
이후 보존회 활동 계획은?
정기공연이 11월에 끝나면 내년 2월 중순까지는 보존회의 휴지기다. 내년에 경남에서 하는 문화예술경진대회에 나가려고 준비하고, 봄에는 황매산철쭉제 때 공연도 한다. 도 단위 지원사업으로 지역장터나 학교와 연계해서 8회 정도의 체험사업도 내년에도 할 예정이다.
덧붙이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무형문화재 등재를 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활동을 위한 예산이 있어야 한다. 합천군은 문화예술 기반이 열악하다. 건강한 지역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군청과 군의회의 적극적인 예산편성을 요청한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덕곡면에 들어오면, 합천의 문화예술도 발전하게 되고 보존회 활동의 활성화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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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욱 보존회 사무국장, “보존회 계승 위해 온힘 다 하겠다” |
자기소개를 해달라.
1987년 대학 탈반 동아리활동을 시작으로 고성오광대, 화천농악 등 전통예술활동을 하고 있다.
어떤 인연으로 보존회 활동을 하게 됐는가?
오광대탈춤은 ‘초계 밤마리’가 고향 같은 곳이라 오광대 탈춤꾼들은 상징처럼 생각한다. 창원에서 살면서 풍물, 오광대탈춤활동을 이어오던 중 합천밤마리탈춤축제에 5년여 동안 구경도 하고 공연 참가도 했다. 10여 년 전부터 고향으로 귀촌(창녕군 이방면)할 생각을 했고 문화예술활동도 농촌문화영역으로 관심을 두고 열심히 하고 있었다. 2014년부터 오광대 회원으로 활동하다가 사무국장 자리가 공석이 되어 갑자기 맡게 됐다. 조금 일찍 고향으로 귀촌했다 생각한다. 합천 덕곡면과 창녕 이방면은 차로 10여분 거리라 가깝기도 하다.
보존회 활동 1년, 활동에 대한 자평을 한다면?
창원 생활을 아직 다 정리하지 못했고, 기초생활수입 걱정도 많이 된다. 첫 1년을 보내고 나서 고민이 많은 부분이다. 오광대활동의 욕심과 현실에서 갈등이 있다. 전문적인 전통예술활동의 욕심과 합천밤마리오광대 회원들의 생활예술활동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이다. 초보 귀촌인답게 생활 안정과 기반을 다시 다지는 일이 시급하다.
이후 활동 계획은?
오광대의 고향답게 밤마리를 널리 알리고, 보존회의 수준을 높일 계획이다. 밤마리오광대의 무형문화재 등재와 회원 모집에 적극 나서고, 후학들과 밤마리오광대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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