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7-02-28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춘궁기 배고픈 시절
6.25를 전 후하여 한 발과 수해가 겹쳐
춘궁기 보릿고개 넘기면서
점심 저녁은 무슨 죽으로 끓여서 한 끼를 떼 울까 오락가락... 어머님 수심이 가득 담긴 그 얼굴 애꿎은 부엌문 “찌그득” 소리가 먼저 안다.
쌀, 보리, 밀 ,잡곡 김치 갱죽 끓여
올망졸망 도리판 위에 놓으면
양 눈 언저리에 이슬도 보이고 하늘과 구름 사이에 별들도 국물위에 뜬다.
후루룩~~ 개 눈 감추듯 한 사발 넝큼 삼키고 돌아서면 허전한 춘 삼월..
“봉아! 장아! ” 두 놈다 식성이 당길 때라 문밖에 나서면 금새 어디 궂 입 다실 때 없나?
밥 때 되어서(식사시간쯤) 남의 집 가면 못쓴다. 어머님 당부말씀 깜박 잊고 누나(고종)댁을 들렸는데..
마침 호박죽을 끓여 온가족이 둘러앉아 무럭 무럭 김이 나는 노오란 별미음식 누나 손에 분배되는 전경.. “봉아 장아” 입가에 침이 감돌 수 밖에...
봉아 장아 어서 온나...!
동동 구리무 짖게 바른 누나(새색시)
반가운 미소가 너무 좋아
오며 가며 길초라 자주 들렸는데..
봉아야 너 점심 먹었니?
방금 먹고 왔어예~~!
장아 너는?
장아는 말똥말똥 고개만 살레 살레..
그래 장아야 ! 너는 여기 앉아라
누나 몫을 성큼 덜어 장아 앞에 내민다.
저것 봐라 멀쩡하게 점심 먹었는데...
먹음직스런 호박죽에 홀려 그만 거짓말을..
오물오물 호박죽을 삼키는 “장아”(4살)
이를 지켜보던 “봉아”(5살) 견딜 수 없었는지
얘 임마..! 왜 거짓말 하냐..! 나쁜 놈..!
누나 몫을 빼앗아 먹어? 염치없이..!
엄마가 거짓말 하면 나쁜 사람 된다. 몇 번이나 일렀는데, 먹고 싶어도 참아야지 형 봉아가 장아 귓 싸대기 손이 올라가고 장아는 맞아서 울고...형 봉아는 안스러워 울고...
아이고 착한 것 이걸 어쩌나...
누나가 그만 실수를 했제..
봉아 너도 와서 함께 먹자!
즐거워야 할 식사시간
어른들은 뚝뚝 그만 그쳐~~! 어린 형제 엉엉!
호박죽에 뒤범범 전원 교향곡이 되엇다.
어릴 적 거짓말 잘하던 동무
어른이 되어도 그 버릇 못 고친 것 더러본다.
거짓말 자주하면 버릇된다.
얼른 고쳐야지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그랬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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