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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18-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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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四月)이라 맹하되니 입하소만 절기로다

비 온 끝에 볕이나니 일기도 청하하다

보리이삭 피어나니 꾀꼬리 소리한다

이때를 승시하여 나 할 일 생각하소

팔도진미 무우청을 이 맛과 바꿀소냐

<농가월령가 사월(四月)음력 령>

 

한때 춘궁기 보릿고개

조반 석죽이라도 끓여논 엄마 정성

여려식구 둘러앉아 차려놓은 밥상머리

주먹밥 허리에 차고 독립운동 하시던

할아버지 무용담이 새록새록 생각이 난다

 

째르릉 서말찌 무쇠솥 뚜껑 소리

부엌문 살짝 열고 '어무이요'

오늘 도시락 윗층에 쌀밥발라

이층밥 주문이요

보리밥 훔쳐보는 옆자리 친구

보이기 싫어서

 

보리밥 그래 먹고도 어디서 힘이나나

그래서 씨름 선수 되나

옆자리 친구 말장난 빈정대는

소리 들으면 울컥울컥 자존심 상한다

 

집안 사정도 제대로 못읽는

소견통 머리 없는 것 공부시켜 뭘 하겠나

도시락 뺐어 실겅에 얹어놓고 학교도 가지 마

나도 밥 안 먹을란다

아버님 한 말씀에 아침밥상 동작그만

 

들길따라 걸음 재촉하며 그래도

영어 단어장 손에서 놓지 않고

아막재 산모퉁이 사라지는 손자

뒷모습 바라보시던 할머니

눈시울이 촉촉히 젖어있었다

 

아침도 설치고 점심은 우짜노

저녁나절 들에서 돌아오신 아버님

실겅에 도시락 꺼내어 뚜껑을 열고

수저를 잡은 손이 떨리고 있었다.

이층밥이다

도시락 윗층만 쌀밥이 엷게 깔리고

중간 밑자리는 시커먼 꽁보리밥이다

 

해거름에 돌아온 형은 아무일도 없었던 듯

아버지 눈속임한 것 잘못했습니다

보리밥 도시락 친구 보기가 좀 그래서

'아이구 착한 내 강생이' 옛다 우선

저녁할 때 까지 이것 먹어라

 

할머니께서는 제사에 쓰려는

곶감 세 개를 빼내어

배고프제 우선 요기라도 해라

할매! 저 배 안 고파예

작은방에 땅콩종자 한웅큼 집어가서

점심시간 때웠다나

기특한 내 강생이 장하다 내 손자

 

그래 돌자갈도 소화시킬

한창 나이에 굶어 토라질

못난 손자 아니지

할머님 용안에 엷은 미소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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