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7-03-21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인다'고 했던가, 화초 안 죽이는 방법들을 찾아 헤매다가 화초를 사랑하게 되고 '채종'과 '파종'에 목숨(까지는 아니어도) 거는 한 아줌마의 얘기를 시작해 볼까 한다.
이 아줌마의 딸은 '엄마'라는 말보다 '꼬(꽃)'라는 말을 먼저 배웠다. 그리고 지금은 웬만한 꽃 이름들을 줄줄 외고 있다.
엄마가 씨앗 좋아하는걸 보고는 유치원 간식 시간에 앵두를 먹고는 친구들이 뱉어낸 씨앗까지 휴지에 곱게 싸서 엄마 선물 이라며 들고 오기도 했다. 그 씨앗으로는 파종하지 못했지만 몇년 후 지인의 뒷 마당에 앵두 씨앗을 함께 심었고 이듬해 그 자리에서 앵두나무 싹이 나오는걸 보며 즐거워 했다.
산책을 하거나 여행을 가서도 엄마랑 딸은 꽃만 보면 씨앗이 없나 두리번거리게 되었다.
마당 없는 아파트에서 딸은, 웬만한 시골 아이보다 더 많이 흙을 만지며 식물과 함께 자랐다.
봄이 되면 거리 조성용 꽃들을 심기 시작한다. 그 중에 가장 먼저 심는 것이 '팬지'라는 꽃이다. 꽃의 크기에 따라 팬지와 비올라로 구분해 부르기도 하지만 보통 '팬지'로 통용된다. 작고 여려 보이지만 추위에 강해 꽃샘 추위에도 얼지 않기 때문에 다른 식물들보다 노지에 먼저 심을 수 있다.
한련화와 함께 꽃비빔밥에 많이 올라가는 재료이기도 한데 맛은 약간 시큼하다. 거리에 심겨진 꽃들은 먼지도 먼지거니와 농약과 비료에 절여졌을 가능성이 많으니 올 봄에는 팬지 씨앗을 채종해 뒀다가 가을에 심어 보는게 어떨까? 하나의 씨방에 엄청 많은 씨앗이 들어 있으니 한 두개만 따 놓으면 내년 봄에는 집에서 직접 키운 팬지로 꽃비빔밥을 즐길 수 있으리라.
씨앗이 익어가는 4~5월쯤 아이들 손을 잡고 '채종'의 즐거움을 함께 즐겨 보시길.
팬지 키우기 자세한 정보는 네이버 블로그 <떡갈나무가 사는 마을>에서 찾아 보세요.
- 류수정
(‘떡갈나무가 사는 마을’블로그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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