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6-12-13
12월 7일(수), (사)합천군교육발전위원회(이사장 하창환. 아래부터는 ‘교발위’) 명문고육성추진협의회(회장 임춘지)가 주최하고 (사)21세기산업연구소가 주관한 <남녀공학 추진을 위한 학부모 간담회>가 합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남녀공학 추진을 위한 세부 실행방안’을 주제로 임춘지 회장, 김성만 합천군의회 의장, 하창환 교발위 위원장, 이정구 합천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 과장, 김상규 전문위원(전 경남개발연구원 연구원), 양충모 합천교육지원청 교육협력담당이 지정토론자로, 학부모들이 청객에서 난상토론을 하는 방식이었다. 이날 간담회를 지상중계한다. -임임분 기자 |
사회자(이성민 21세기산업연구소 담당 실장): 오늘 간담회는 앞서 한 1, 2차 토론회에 이어, 남녀공학 추진을 위한 세부 실행방안에 대해 얘기하려고 한다.
임춘지: 오늘 간담회가 관련 사안을 논의하는 마지막 기회이자 결정하는 자리로 만들자.
김성만: 합천의 미래인 학생을 참교육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힘을 모아내자.
이정구: 합천 교육 발전을 위한 좋은 결과물을 기대한다.
하창환: 그동안 교육문제를 생각하면 내 맘 같지 않아 답답했다. 소통하자고 했으나 학부모의 관심이 적어 여러 가지 생각도 한다. 오늘은 다른 날보다 더 학부모와 지역민의 의견을 듣기로 한다.
사회자: 양충모 계장이 중학교 남녀공학 개편 절차에 대해 설명하겠다.
양충모: 1, 2차 토론회 내용을 교발위 통해 받아 자세히 살펴봤다. 남녀공학이 합천의 숙원사업인 줄도 알고 있다. 관련 사안 추진을 위한 절차에 대해 얘기하겠다. 고등학교 남녀공학 추진은 도교육청 권한이고 중학교 남녀공학 추진은 합천교육지원청 권한이다. 현재 합천여중과 합천중의 학생 수 추이는, 2021년까지 크게 달라지지 않으리라 본다.
중학교를 남녀공학으로 하려면, 남녀공학 개편 추진에 대한 학교장, 학부모, 교직원, 지역주민, 동창회, 학교운영위원 심의 등에 대한 의견수렴(설문조사, 공청회, 학교운영위원회)을 해당학교에서 한 뒤 해당학교가 남녀공학 전환에 대한 검토와 신청을 합천교육지원청에 하면 합천교육지원청은 장단기 학생수용계획과 학생배치 시설 등의 배치여건을 고려해 전환을 검토(결정)한 뒤 남녀공학 개편에 대한 행정예고를 하고, 도교육청에 학생배치계획 수립 자료(남녀공학 개편, 교명 변경, 학교군조정 등)를 내면, 도의회가 학생배치계획 수립에 대해 심의해 결정하고 고시하면 도교육청이 학생배치계획 수립과 통보를 하게 된다.
모두 알고 있듯이, 남녀공학에 대해 근화재단(합천여중·고)이 반대하고 있다. 합천여중·고가 사립학교라, 사립학교법에 따라야 하는 조건이 있고 합천여중·고의 직원(교사, 직원)의 생존권도 교육지원청 입장에서는 배려해야 하는 고충이 있다. 사립학교 또한 공립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이라는 인식을 해달라. 앞선 두 차례의 토론회 회의록을 보고, 교육지원청 입장에서는 아주 곤혹스럽다. 남녀공학 추진이 합천의 숙원사업인 줄 안다.
사회자: 사립학교의 반대에 대한 학부모의 분노도 분명하다. 합천여중이 남녀공학 추진에 끝까지 반대하면, 남녀공학 추진이, 학부모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못하는 일인가?
양충모: (남녀공학 추진이 실패했을 때)학부모들이 느낄 실망감이 두렵다. 공무원집단을 두고 흔히 ‘영혼이 없다’고 하는데, 공무원이 규정에 따라 일을 해야 하는 조건을 두고 하는 얘기다. 그래서 우리도 이런 조건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하고 도교육청에 질의를 했더니, 도교육청은 사립학교가 반대하면 남녀공학은 추진이 안되는 일이라고 답했다.
사회자: 그러니까, 불가능하다는 얘기인가? 가능한데, 어렵다는 얘기인가?
양충모: 합천중이 찬성하고 합천여중이 반대해서 합천중학교만 남녀공학이 되면, 합천여중의 여학생 입학 수가 줄어들어, 합천여중이 존폐 위기를 겪을 위험이 있고 그럴 때 사립학교의 직원들이 생존권에 위험을 느끼니 여러 민원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이 민원을 어떻게 해결할까에 대한 답이 없으니 어렵다는 얘기. 공사립 다 찬성해서 두 개의 남녀공학이 생기면, 학생 배정이 추첨에 따라 하게 되는데, 합천여중(근화재단의 학교)에 가기 싫어도 가게 되는 학생은 있기 마련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학교선택권을 100% 보장하는 지역은 없으니까.
김상규: 교육지원청에 묻고 싶다. 남녀공학 추진에 따른, 초기 절차인 의견수렴의 주최는 수요자(학부모)인가, 학교인가?
이정구: 합천중과 합천여중, 즉 학교다.
사회자: 학부모, 지역민의 의견을 듣고 싶다.
학부모1: 현대사회에서 남녀공학의 이점은 분명하다. 남녀공학이 안될 수도 있다는 가정은 하지 말자. 남녀공학을 해내기 위한 지혜를 모아내자.
청양군, 사립학교 입학 거부로 남녀공학 이뤄내
사회자: 합천과 비슷한 사례로, 2010년 충남 청양군 청양읍의 청양중(공립)과 청신여중(사립) 대상으로 학부모들이 학력 저하와 관외 학생 유출에 따라 남녀공학(공립화) 청원운동이 있다. 청양군 학부모들은 자체 소위원회(시민단체)를 만들어 꾸준히 청신여중에 교원 인사교류와 교육환경 개선을 핵심으로 한 공립화운동을 하다가 2012년 청신여중 입학예정 학생 84명 중 78명이 입학을 거부하고 청양중으로 배정하라고 요구한다. 이에 청신여중(호수돈학원)은 청신여중 공립화를 반대하면서 ‘수요자 선택에 따른 남녀공학 운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충남도교육청과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가 청양중과 청신여중을 모두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충남도 중학교 학교군중학교구의 설정 및 무시험 입학 추첨방안 개정(안)>을 만들어, 청양학군 초등학교 졸업생들은 자율의사에 따라 선택해서 중학교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이 과정에 학부모와 시민단체의 청원, 설문조사 등이 큰 힘이 됐고 도의회 지원과 사립학교의 철회도 있었다.
임춘지: 군민의 힘으로 합천 교육을 만들어가야 한다. 규정이 어렵다고 포기할 일이 아니다. 양충모 계장의 얘기를 듣고 좀 화가 나는 일은, 근화재단의 민원까지 우리가 고민할 일이 아니다. 근화재단의 고충은 근화재단이 알아서 할 일이다. 누구보다 내가 앞서 남녀공학 추진, 해내겠다. 교육기관에 항의집회를 하러 가는 일이 있어도, 이 일은 우리가 해내야 한다. 설문조사하고, 교육기관(교육지원청, 도교육청)에 찾아갈 예정이다.
김상규: 청양군의 사례는, 남녀공학을 학부모가 주도해서 해냈다고 보면 된다. 입학거부를 할 만큼 심각한 일이 일어나니 학교에서 두 손 두 발 든 일이다. 최근 온 나라에서 촛불집회 대대적으로 하듯, 심각한 저항을 학부모들이 했다. 학교에 학생이 오지 않는데, 어느 학교가 존립할 수 있는가? 합천 학부모들의 추진력을 걱정하는 이가 있는데, 나 또한 마찬가지다. 합천 학부모들이 입학거부 수준에 이르는 용기와 실천력이 있는가?
양충모: 청양군의 사례는, 학부모의 강한 열의에 사립학교가 동의해서 가능했던 일이다. 그래서 남녀공학을 했더니 공립학교로 학생이 몰렸고, 사립학교에 학생이 없어지니, 사립학교의 민원이 심각한 상태다. 남녀공학에 뜻이 분명하다면, (학부모의)강한 열의로 사립학교의 동의를 끌어내면 당장이라도 가능한 일이다.
학부모2: 청양군처럼 학부모가 강력한 시위를 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얘기인가? 자녀 넷을 낳아 키우고 있지만, 내 자식이 학교를 졸업하면 내 일이 아닌 일이 되어버리기 쉽다. 그동안 합천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교육선택의)불편함을 참고 견뎌온 고충은 누가 알아주고, 우리는 근화재단의 민원을 배려해야 하는가?
사회자: 그럼, 여기 모인 학부모들 가운데, 입학거부까지 할 학부모들, 있는가?(여러 명 손 듬)
학부모3: 교육에 관심이 많아서, 경남학부모모니터단 활동도 하고 있다. 내 자녀, 지역의 아이들을 위해 합천 학부모들이 교육에 관심을 많이 가지기 바란다. 현재 합천여·중고에 다니는 아이들과 학부모와 얘기를 해보면,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많이 낮다. 합천 교육 발전에 많은 이가 지지해주기 바란다. 남학생을 둔 학부모가 내신 탓에 남녀공학을 거부하기도 하는데, 합천 아이들 성적, 외지 아이들과 비교하면 큰 차이 없다. 요즘 아이들이 성적만으로 대학 가지도 않고, 공부 잘 하는 아이들과 함께 공부해야 좀 못하는 아이들 성적도 같이 올라가기도 하고, 무엇보다 양성평등을 위해서 남녀공학은 필요하다는 점, 고려해주면 좋겠다.
하창환: 합천여중·고 관계자들, 청객석에 있는가? 있으면 합천여중·고 입장에서 반론을 얘기해달라.
학부모4: 합천여고 학부모다. 다른 학부모들에게 묻겠다.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 대해 만족하는가? 합천여중고 뿐 아니라 합천의 다른 학교에 대해 만족하는가?
학부모5: 학생이 학교를 선택할 기회조차 없다는 점, 정말 문제다.
학부모4: 합천의 학교들, 스스로 발전할 필요도 못느끼고 위협도 못느끼니 개선할 생각도 하지 않고 하지도 않는다. 학교의 주인이 누군인가?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고 학교에 대한 만족도는 학생과 학부모가 높아야 한다. 앞서 누군가, 공무원집단이 영혼이 없다고 했는데, 그러면 안된다. 공무원집단은 어떤 집단보다 영혼이 있어야 한다. 법과 규정에 어긋나는 일은, 자기 밥통을 걸고서라도 바꾸고 개선하려고 해야 한국이 발전한다고 생각한다(청객석에서 박수). 하번의 교육이 다른 지역보다 15년은 뒤떨어져있다. 아이들이 농어촌전형으로 좋은 대학에 가도 중간탈락자가 많다고 알고 있다. 기본실력이 중요한데. 성적, 좋은 대학 얼마나 보내는가가 중요하지 않다. 학부모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교육기관이 알아야 하고, 군청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사립학교의 생존을 말할 때가 아니다. 학교교육이 잘못되면 나라가 망한다. 요즘 나라가 얼마나 시끄러운가. 외국 나가면 부끄럽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목욕탕만 남녀 따로 가면 된다. 남녀공학 추진을 논하고 있는 이 상황이 시대에 어울리는가? 그동안의 합천 교육, 매우 뒤떨어져있었다. 이런 분노와 요구에 대해 교육기관과 관계 기관은 적극 받아 해결해야 한다.
김상규: 편 가를 일은 아니다. 도교육청의 답변을 전할 이가 교육지원청 관계자다. 공무원은 법, 규정대로 해야 공무원이다. 그렇다고 길이 없는가? 교육지원청이 학부모를 도와줘야 하고, 학부모가 교육지원청을 도와줘야 한다. 도와주기도 하고 압박도 하면서, 서로 역할분담을 해야 한다. 청양군 사례처럼, 입학거부, 하나의 가능성이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이정구: 사립학교의 반대 이유를 파악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서로 함께 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좋은 경쟁으로 합천 교육을 함께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회자: 도의회 의결에 따라야 하나?
양충모: 그렇다.
사회자: 합천군의회의 입장은?
김성만: 오늘 청객석을 보니 다수가 공무원이다. 공무원이 아닌 학부모의 수가 적다. 남녀공학 추진에 대한 공감대 형성, 소통의 문제가 여전히 높지는 않다는 아쉬움이 있다. 군민이 바라는 대로, 민주주의 방식으로, 좋은 결정이든 나쁜 결정이든, 이왕이면 좋은 결정이길 바라면서, 군민이 바라는 대로 군의회는 따라 간다. 이번 기회에, 합천교육에서 인성교육을 강조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예전에는 나보다 우리를 생각하는 풍토가 많았는데 요즘은 그런 좋은 가치관이 무너지고 있는 듯 하다. 내 아이 뿐 아니라 옆에 있는 아이도 잘 되는 사회를 만들어가자.
학부모6: 합천교육에 대한 고민은 10년 전부터 심각했다. 학생 수가 줄고 있는 합천에서, 남녀공학 추진은 사치다. 합천교육 발전을 위한 큰 노력에서, 근화재단 동의는 어려우니, 합천중학교만 먼저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방안, 안되는가?
양충모: 도교육청의 답은 앞서 했고, 내 재량으로 보면, 사립학교 직원의 생존권을 생각해야 한다.
학부모6: 지역민이 청원하면 검토는 하겠다고 이해하겠다. 나 또한 내 자식이 해당학교를 지나가면 남 일이 될 사안이지만, 근화재단이 참여하지 않으면, 합천중학교만이라도 남녀공학을 추진하는 방안을 해야 한다고 본다. 오늘 학부모 참여가 적은 모습도 합천의 현실이다. 오늘 모인 학부모부터라도 모임을 꾸려서, 촛불이 하나씩 늘어나듯, 남녀공학 추진을 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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