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7-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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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앞을 쓸다 보니 진달래 한 송이가 떨어져 있다. 누군가 산행 길에 꺾어 오다가 흘린 모양이다. 완연한 봄인가 보다. 미뤄 오던 분갈이를 시작해야 할 모양이다.
분갈이 시기가 딱히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겨우내 움츠려 있던 식물들의 생장이 왕성해지는 지금쯤이 분갈이 하기에는 가장 좋은 때다.
‘1토 2묘 3기’라는 말이 있다.식물을 잘 키우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인으로 첫 번째는 흙, 두 번째는 좋은 묘종, 세 번째로 가드너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흙은 가장 중요하다.
사진은 ‘향설’이라는 꽃이다. 분갈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나는 늘 이 사진을 보여주며 얘기하곤 한다. 같은 해 1월과 3월의 사진이다. 단 두 달 만에 향설이 환골탈태한 이유는 바로 분갈이 때문이였다.
1월까지의 향설은, 양분이 거의 빠지고 물을 줘도 물기를 오래 머금고 있지 못하고 금방 말라버리는 상태의 흙에서 자라고 있었다. 잎은 크기가 작아지고 밑쪽은 자꾸 말라서 자주 훑어 주어야 했다. 하지만 분갈이 두 달 후 작아지던 잎은 정상적으로 커졌고 성장도 빨라져 바구니 밑까지 늘어지기 시작했다.
흙의 힘은 참으로 놀랍다. 굳이 봄이라서가 아니라 집에서 키우는 식물의 성장에 문제가 있어 보이고 흙의 윗부분이 딱딱하게 굳어 물 빠짐이 좋지 않을 때, 분갈이를 해 보자. 식목일 즈음해서 아이들과 흙 놀이 한 판도 의미 있지 않을까?
- 류수정
(‘떡갈나무가 사는 마을’ 블로그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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