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5-06-02
덕곡면 장리에 있는 상대(上大)마을은 운교동(雲橋洞), 이른바 굼달과 신기동(新基洞 새터), 광개동(폐동)으로 구성되어 있고, 운교동은 소학산과 다남산(多男山) 사이에 옛날 무효대사라는 노승이 구름다리를 놓아 왕래하면서도 도(道)를 닦았다고 전하며, 옛구름 다리 밑에 있다고 운교동으로 이름 붙였다고 한다. 신기동은 새로 생긴 마을이라는 뜻. 상대마을은 경주 김(金)씨의 집성촌이며 차씨, 강씨도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5월 26일(화) 오후, 상대마을 김용기 이장 댁을 찾았다. 아래는 그와 나눈 얘기다. - 편집자
김용기, “예전에 비해 인심이 많이 나빠졌다고 느낄 때 안타깝다.” ©임임분
자기소개를 해달라.
1951년 상대마을에서 났고, 덕곡초등학교 졸업하고 창녕 이방에서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다녔다. 7남매 장남이다. 대구시청에서 일하다가 정년퇴직한 뒤 2011년에 고향에 돌아와 옛집을 새로 지었다. 처음엔 고향으로 아주 들어오려고 하지는 않았는데 오가며 지내다보니 좋아서 나는 아주 들어왔고 아내는 대구에서 오가고, 자식들은 다 출가해서 외지에 산다. 상대마을에서 생업으로 따로 하는 일은 없고 놀기 삼아 하는 농사가 조금 있다.
이장 경력은 얼마나 되는가?
2년차 됐다.
상대마을 주민 현황은 어떻게 되는가?
34가구에 38명이 산다. 최연소자는 초등학생이 있고 최고령자는 86살 어르신이 있다. 70%가 홀몸 여성이다.
상대마을 현안은 무엇인가?
쌀농사, 양파·마늘 이모작 농사를 짓는 마을이다. 수로공사, 마을회관 앞 다리 확장공사를 하고 있다. 다리 공사는 돈이 많이 들어가서 한 번에 다 못하고 지금 하고 있는 공정은 예산 나온 만큼 하고 있다. 마을 저수지에 물이 새어 저수지와 연결된 전답에 물이 새어나와 농사도 잘안되고 농사철에 쓸 물 저장이 안되어서 누수부위에 구멍을 뚫어 시멘트를 넣는, 그 공사도 돈이 많이 들어서 누수 막는 공사를, 급한 데 먼저 했다. 그 외 큰 사안은 없다.
이장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나 어려운 일이 있다면?
할아버지, 아버지 대에서 지역에서 이런저런 활동을 많이 하셨다. 나도 공무원 일을 한 이력이 있어 이장 일에 큰 어려움은 없다. 생업이 따로 있는 사람보다는 내가 시간 여유가 많아 주민들 차량 이동 거들기도 더 하게 된다. 뭐, 그 일은 이장 아니어도 하던 일이지만. 마을회의에서는 아무 얘기 없다가 사업이 진행되면 이러쿵저러쿵 딴지를 거는 일이 있다. 우리 마을 주민 살림살이는 크게 나쁘지 않다. 몇 푼 안되는 돈에 아웅다웅한다거나 예전에 비해 인심이 나빠졌다고 느낄 때 씁쓸하고 안타깝다. 마을이 발전하려면 내가 조금 손해 볼 생각도 해야 한다.
여가에는 무엇을 하는가?
도시에 살 때는 탁구를 즐겨 했는데 여기는 같이 할 사람도 없고 시설도 없어서 못하고 도시에 살 때 어울리던 사람들이 산에 가자고 하면 가거나 마당에서 혼자 골프 스윙 연습도 하는데, 골프는 필드에 나가서 해보면 눈이 나빠 내가 친 공 날아가는 모습도 못보고, 하는 재미가 없다. 몇 년 지내보니까, 덕곡은 외져서 취미생활 하기 참 어렵다. 창녕 이방도 예전보다 못하고 뭘 좀 하려면 고령으로 가야 하니까.
이장 임기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이런저런 마을사업을 하려고 해도 공유지 없고 보상을 해준다고 해도 개인 땅을 내놓는 분위기도 아니고, 함께 일을 벌일 주민이 없다. 도시에서 살다 와서 그런가, 합천군의 군민 대상 복지는 나쁘지 않다고 느꼈다. 어떤 점에서는 감동을 받기도 했다. 마을회관마다 풍족하지는 않아도 빼놓지 않고 나오는 공공예산이 있으니까. 인구 대비 나쁘지 않은 복지다. 이를 잘 활용해서 더 잘 사는, 좋은 마을, 나라를 만들면 좋겠다.
- 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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