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 도중 순찰차 등 탈취·경찰관 상해…징역 5년 선고

지난 7월 합천에서 초등학생 아들을 인질로 삼고 경찰과 대치하면서 엽총을 쏘는 등 자살소동을 벌이며 전국적으로 관심을 모았던 40대 피의자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창원지법 거창지원 1형사부(재판장 김승휘 부장판사)는 지난 11월 16일 특수공무집행방해·미성년자 약취유인 등 혐의로 기소된 ㄱ(41)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엽총으로 위협해 순찰차를 빼앗아 도주하고, 경찰이 탄 차량에 엽총을 발사하는 등 범행도구와 수법, 범행횟수에 비추어 그 죄질이 무거운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ㄱ 씨는 지난 7월 4일 고성군 자신의 집에서 전처와 전화로 다투고서 "아들과 함께 죽겠다"고 문자를 보내고 나서 초등학교에 있던 아들을 데리고 갔다. 유해조수포획단 소속인 ㄱ 씨는 진주시 한 지구대에 보관 중이던 엽총을 오전에 찾아 합천으로 이동했다.

ㄱ 씨는 아들을 데리고 다니며 도주 과정에서 경찰 등을 위협하며 엽총 10여 발을 발사하기도 했으며, 구급차, 순찰차, 트럭을 빼앗았다. 경찰과 대치 과정에 경찰관들이 탄 차량을 들이받아 경찰관 4명에게 2주 이상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경찰은 과민 반응을 보인 ㄱ 씨를 계속 설득해 자수를 유도했고, 이튿날 오후 4시 차량과 총기를 회수해 도주·대치 23시간여 만에 아무런 피해 없이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이번 사건 현장에 인질사건전문대응팀, 경찰특공대, 경찰수사연구원 위기협상전문가들이 투입됐었다.

- 배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