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5-933-7463

뉴스

작성일 2026-07-25

 5e38446a5869fdf26e11dc47509b0caa_1785560729_38.jpg 

 글쓴이 : 김수연

농사를 지으며 든 생각을 글과 노래로 만든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기타를 가르치고, 가끔 공연 하러 방방곡곡 다닌다.

 모래성 쌓기 놀이

 

김선우

댄스, 푸른푸른/ 창비교육

 

쌓는 것도 좋지만

제일 멋진 순간은

 

파도가 밀려와

모래성이 스르르

무너질 때

 

꺄아아아아아아 우리는

환호성을 지르지

 

무너진 모래성이

발가락 사이로

차르르르 빠져나갈 때

 

마음이 시원해지지

다음엔 또 어떤 모래성을 쌓을까

 

새로운 기대를 하게 되지

 

무너진 뒤에

놀이는 새로 시작되지

 

 여러 사건 탓에 온 국민의 축제가 되지는 못했지만, 세계인의 축제라 할 수 있었던 월드컵이 끝났습니다. 결승전은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이 맞붙었는데 저는 새벽에 일어나서 경기를 봤습니다. 세계 최고 선수들의 축구를 구경하는 재미는 있었지만, 경기 자체는 지루했습니다. 일방적인 경기였거든요. 스페인이 경기 내내 아르헨티나를 압도했습니다.

스페인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고, 경기장은 소란스러웠습니다. 몇몇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스페인 선수를 상대로 주먹질을 하고, 밀치고 목을 조르는 등 프로레슬링을 방불케 하는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경기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아르헨티나 선수 한 명이 경기가 끝났음에도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습니다.

그 뒤로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경기력도 완패하더니 매너에서도 완패다. 축구 선수를 하지 않았더라면 테러 집단에 들어갔을 사람들이라면서요. 저도 선수들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의아했습니다.

그러다 누군가가 새로운 의견을 내어놓았습니다. 그는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행동은 분명 잘못된 것이지만, 거기엔 배경이 있다고 했습니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 축구는 자기의 모든 것이고, 축구에서 진다는 것은 자기를 잃어버리는 것과 같은 일이라는 겁니다.

유럽 국가들에 견주어 신체적으로 뛰어나지도 않고, 브라질처럼 천부적인 감각을 가진 것도 아닌 아르헨티나가, 손꼽히는 축구 강국이 된 것은 어쩌면 이런 정서가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 과정에서 메시라는 전무후무한 선수가 탄생했으니, 그런 방향성은 더더욱 정당화되었을 겁니다.

그러나 일이 자신과 분리되지 않으면, 언젠가는 문제가 생깁니다. 모래성은 얼마든지 다시 쌓을 수 있지만, 스스로가 모래성이 된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어쩌면 이번 사건은 아르헨티나인들의 야만적인 국민성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축구 기계로 키워진 선수들의 그림자를 마주하는 순간일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승리자의 축구에 열광할 것입니다. 패배자는 비난을 피해 갈 수 없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축구는 나의 모든 것.’이라는 마음가짐은, 모든 축구선수가 가져야 할 미덕으로 여겨질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세계인의 축제인 이곳에서, 패배한 그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어디에서 다시 모래성을 쌓아 올릴 수 있을까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