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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23-04-03

[김희곤의 세상만사] 그리운 고향 찾아

 

김 희 곤

 

고맙게 자란 보리밭아

긴 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저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마라

맨드라미 들녘 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찐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리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려는가

(이상화 경북 대구 1901~1943)

 

개울가 웅덩이 파서 밤을 새워 물을 떠올려

벼 포기가 춤을 추다가 짓궂은 장마 만나

황토물 뒤집어쓰니 한발 수해 농사흉년

춘궁기 보릿고개 조반석죽도 고마워라

 

반평생 객지 생활한 많은 사연 붙잡고

황강변 되돌아보니 산야는 변함에 없는데

물은 옛 물이 아닌 것 같다

왁자지껄 초등학교 교문을 열었는지 닫았는지

골목을 누비며 밤을 새우던 그 자리

느티나무 외로이 가슴을 비웠구나

 

이 우주 속에는 오대양 육대주가 있고

마물의 영장인 우리 사람에게도

56부로 구성되어 있고

이 지구상에도 70%가 물인데

사람의 몸에도 70%의 물로

형성되어 있음은 참 묘한 일이다

 

오염되지 아니한 황매산 황토 땅에서

정갈하게 걸러진 지장수 황강댐

다른 여타 고을에서는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합천댐 생수

구미공단 오염수 백번 천번 걸러도

황강댐 청정수 흉내 낼 수 없다는 엄연한

사실 앞에 부산 경남 광주가 목을 매달고

학수고대하고 있는 것 우연한 일이 아니다

 

뫼 천년 물 천년 새천년

합천군가 우렁차게 불러줄

주인공 30만 향우들

귀농·귀촌 합창 소리

꿈틀꿈틀 요동을 친다

 

올곧게 살아온 소꿉친구

해넘이 언덕을 함께 지키자

두 손 맞잡고 다짐하는

입언저리가 더더욱 미덥구나

검푸른 산야 청정 생수

당신 몫은 남겨 두었단다

어서 오이라! 말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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